047 이주이후2-김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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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6-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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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해가 빨리 뜨고
저녁엔 해가 늦게 진다
여름이 기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퇴근길에 지나온 내가 살던 곳
많은 사연을 뒤로 하고 떠나온 곳
높다란 울타리로 둘러 싸여 있다
궁금하여 안을 들여다 보았다

굴삭기 한 대가
모든 것을 부셔버리고
몇 미터 남지 않은 담장만 남았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한참을
텅 빈 공간 너머로 바라 보이는
쓸쓸히 서 있는 고가도로 다리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