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 이주이후1-모자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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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3-16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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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년만의 이사가 고단했던 탓일까
매일 그 앞을 지나면서도
애써 고개를 돌려 쳐다보지 않았다

해를 넘겨서야
이사는 마무리 되었고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다

꽃이 피는 삼월에서야
퇴근길에 문득 멈춰서서
바라 본 옛 자리

고가도로 위에서
가로등들이 희미하게 불을 밝히고
철거공사용 비계강관이 설치 되어 있었다

네모난 비계강관 사이로 보이는 그 풍경은
수십장의 사진으로 짤린
모자이크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