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 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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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2-0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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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들은
외과적 상처가 아물듯 시간이 지나면서
원하던 형태는 아닐지라도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재개발조합과의 보상시기문제로
단전이 결정되고
이삿짐 꾸리기가 한창일때
전기가 끊어졌다

이윽고 해는 저물고
이삿짐 꾸리기는 계속 되었다
점점 더 물건들을 분류하기 힘들어졌다

잠시 어둠에 적응하는가 싶더니
더 이상 물건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어둠과 하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