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 빈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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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1-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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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옆 공터에
이십년 동안 쌓인 쓰레기 산은
이십일 만의 진상조사로 해체되었고
쓰레기 옷을 벗어 던지고
부끄러운 듯 맨살을 드러냈다

사각 담장 안에 갖힌 마당이지만
이십년 만에 일광욕을 하는 것이었다
'참 시원하겠구나'

순간
강한 바람이 휙 불더니
아직도 바닥을 뒹구는 비닐하나를
하늘 높이 밀어 올려 버렸다

아직
미련이 남은 내 마음도
그 비닐과 함께
올라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