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 말필터-조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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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1-07-0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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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순수했던 시절은 있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다 같다고 생각하던.

각자의 삶의 방식이 다르듯
생각하는 것도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때,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과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이
조금씩 달라졌다

정제되지 않은 나의 말에
누군가 상처받을까봐,
내 말의 메아리가
나를 해칠까봐
말의 통로에 필터를 걸었다

나이가 들어
필터에 때가 끼어
내 맘을 내 맘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오염되어갈 때
어릴적 친구가 그리웠다

기계장치의 수많은 필터처럼
교체가 안된다면
가끔은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
필터를 빼놓고
그 시절의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