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 안개꽃 사랑-조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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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1-05-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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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아픔을 잊기 위해
또 다른 아픔을 찾았고
계속 더 큰 아픔을 찾던 소녀는
아픔에 먹혀가고 있었지
그때 소년을 만난거야
소년은 아픔을 잊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었지

소녀의 아픔은 가시가 되어
튀어 나왔고
중첩된 아픔은
핏빛 꽃잎으로 겹겹이 웅크렸지
가만히 바라보던 소년의 주위로
하얗고 작은 꽃잎들이
안개처럼 퍼지며
소녀를 안았을때
소녀는 비로소 닫힌 꽃잎을 열어
비음 섞인 향기를 소년에게 날렸지

그들은 이제 어른이 되었고
현실의 벽에 거꾸로 매달려
말라가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