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4 꽃잎-조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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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1-04-0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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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리는
꽃잎에 애가타
봄비가 눈물처럼 흐르던 날
눈물 가득 머금은 몇몇 꽃잎은
슬픔의 무게를 겨우 지탱하며
애처로이 떨고 있었다

겨울이 처음도 아니건만
기다림은 유난히도 길었는데
비만 오면 생각나던
첫사랑 그 소녀를
우연히 스치듯이,
잠깐 두근거린 화사한 꽃잎이
다시 또 기다림 속으로 유영한다

꽃은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봄비 소리에 울먹이다
화사한 날에도 지는데
아직 풀리지 않은
답답한 일상 탓에
놓쳐버린 절정은
언제나 아쉽고
너무 짧다

웅크린 계절이 빨리 가버리고
발 디딜 틈도 없이 웅성거리며
화사하게 매달린 꽃잎을 보면서
사람이 너무 많다고
투덜거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