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4 물망-조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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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9-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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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날
나비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

비가 몹시도 내리던 날
성안 옛길 한 모퉁이
님 향한 사모침에
양잎 모돠잡은
물빛 꽃잎이
고개 숙인다

화창한 어느날,
주는 것도 없으면서 꿀만 빼간다고
투덜거린 말 속에도 증기는
스미고,
그 작은 알갱이들 모이고 모여
우화등선하는 그 날에도
무지개는 떴었는데
보지 못하고,

이제는 모두 떠나버린
비 내리는 길가에서
잊지 말라 애원하며
하늘 이는 몸짓과
날개짓에 휘어지는
무지개를 소망한다.